가슴 따뜻한 효녀들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 배미숙 원장

가슴 따뜻한 효녀들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 배미숙 원장

관리…


· ‘저온 창고’가 절실한 이유... 귤 세 박스, 두부 한 박스, 돼지 등뼈등을  후원받아도 보관 장소가 적당하지 않아 가장 속상해. 

· 민간복지시설 후원금 군청에서 관리, 개인적으로 운용 못 해. 

· 휠체어 실을 수 있는 리프트승합차 필요.

 心不在焉 視而不見 (심부재언 시이불견) 마음에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않는다


“신발을 움켜잡고 돌아다니시는 할머니가 계신다. 아들 올 시간이 되었다며 아들 맛있는 거 해주러 집에 가야 한다고 신발을 움켜 안고 계신다...” 이런 할머니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시려 눈물이 난다는 증평군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 배미숙 원장을 만났다.  


증평군 증평읍에 자리한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는 증평군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요양인원 9인, 주·야간 수용인원 5인 이하의 작은 노인복지시설이다. 배미숙 원장은 지난 2017년 이곳을 인수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이제 만 1년 3개월이 되었다. 2018년 한해를 돌아보니 회계상에서는 3,000만원 적자가 났다. 노인 3명당 요양보호사 1명이 배치되는데 노인 1명이 빠지게 되면 국가 보조금은 줄어들지만 요양보호사 1명의 인건비는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정이상(6명) 요양보호사를 배치 운영하다 보니 적자는 날 수 밖에 없고 빚에 의존하게 되었다. 후원금이 절실하다. 

증평군 통계청의 자원봉사단체는 직원들로 부터 조금씩 돈을 모아 분기별로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에 일정금액을 기부하고 있었다. 배 원장은 지난 해 이 후원금으로 어르신들의 무거운 솜이불을 가벼운 캠핑용으로 교체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어르신들의 몸은 아기들과 같아서 무거운 솜이불은 버겁고, 세탁하기도 힘들었는데, 교체하고 나니 세탁도 수월하고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가볍게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모든 후원금은 군청에서 관리한다. 배 원장이 이 기금을 사용하려면 확실한 출처가 증빙이 되어야 사용가능하다. 때문에 후원금을 빼돌려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일부 요양원의 비리는 시설자체가 무허가다 보니 군청의 관리를 벗어나 비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요양원은 민간이든 법인이든 모두 군청의 관리를 받게 된다. 배 원장은 민간단체라고 하면 전부 비리의 온상이 되어버린 현실이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했다.


자식들이 함께 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 요양협동조합을 꿈꾸다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안다’는 말이 있다. 요양원에서는 반대다. ‘부모를 보면 자식을 안다’고 한다. 그렇게 부모와 자식이 닮는다는 것이다. 이걸 보면 정말 내 스스로가 얼마나 잘해야 하는지를 절감하게 된다.” 

배 원장은 치매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홍주네 증평 노인복지센터’를 인수했다. 내 부모를 내가 모시고, 내 친구의 부모도 함께 모시고, 내 친구의 작은엄마도 힘을 보태 함께 모실 수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 요양원을 꿈꾸고 있었다. 배 원장은 치매 부모를 둔 친구에게 “여기로 모시고 와라. 내가 월급 줄 테니 네가 와서 직접 모셔라”고 권했다. “가정에서 노인 한분을 모시려면 세 사람이 붙어야 한다. 이곳에 들어오면 자식 중 한사람만 희생하면 된다. 아이만 분리불안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도 분리불안이 있다. 때문에 자식들이 함께 있으면서 협동조합처럼 서로 도우며 큰돈은 아니지만 용돈(월급)도 받을 수 있으니 효도도 하고 용돈도 벌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원장은 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 모든 것을 다 헌신하는데 누가 봐도 멀쩡해 보이는 부모를 요양원에 버리듯이 하는 자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오죽하면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냐는 것이다. 정부도 최근 ‘탈 시설화’를 추진하며 요양원 보다 가정에서 돌보면서 낮 동안에 맡길 수 있는 주·야간 보호센터를 장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가정에는 1년에 6일간의 휴가를 준다. 6일 동안 부모를 무료로 케어해주는 시스템으로 자식들은 그 시간을 휴가처럼 사용할 수 있다. 6일은 한꺼번에 쓸 수도 있고 분리해서 사용해도 된다. 주·야간센터 보조금 지원도 요양원 보다 많다. 배 원장은 요양원은 말 그대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맡기는 곳이 되어야 하고 자식들이 헌신과 봉사를 함께 한다면 이보다 이상적인 공간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인도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아 그 뜻을 존중하고 기다려야 한다.

물고 때리는 노인들이 있다.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에도 타 요양원에서 감당을 못해 들어온 노인이 있었다. 배 원장은 노인의 행동을 잘 관찰하면 분명이 그런 행동을 하는데 이유가 있다고 했다. 기저귀를 갈 때 “어르신~ 뽀송뽀송하게 갈아드릴께요.” 하면 “어, 그래? 알았어.” 하는 데, 아무런 말없이 갑자기 이불을 ‘휙!’ 제치면 어르신이 기분이 나빠서 “이년아!”하고 소리가 터지며 옥신각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어르신 기저귀 갈아드릴께요~”했을 때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잠시 기다렸다가 다른 것으로 마음을 돌리도록 해야 한다고 배 원장은 설명했다. 

잘 웃지 않던 할머니가 웃음을 찾았다. 자식들에게 전했더니 “우리 엄마는 그렇게 웃는 분이 아니에요”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배 원장은 웃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내드렸다고 했다. 아이들을 양육 할 때도 기다려주고 뜻을 존중해 줘야 하듯이 노인을 모시는 것도 똑 같다고 했다. 

“똥칠 하는 어르신들은 왜 똥칠을 할까요?” 배 원장은 어르신들이 기저귀에 볼일을 봤는데, 그 부분이 찝찝하니까 손으로 긁거나 하다가 그 손으로 여기 저기 잡고 일어서다 보면 여기저기 똥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원장은 “한 번은 저희도 그런 일이 있어 달려갔는데. 그 상황을 본 담당 선생님이 어르신에게 짜증과 화를 내기는커녕 연신 머리 조아리며 ‘볼일 보셨는데 빨리 못 치워 드려 죄송해요 정말 미안해요 다음엔 더 빨리 치워드릴께요’하며 뒤처리 하시는 것을 보고는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배 원장은 “이곳에서 일하시는 우리 선생님들은 여기서의 일을 봉사라고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이다”며 “저는 이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제가 손수 선생님들의 점심을 준비해드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배 원장은 “푸드 업체에서 5대 영양소에 맞춰 어르신들이 먹기 좋은 음식으로 식단을 꾸려 나오지만 어르신들이 장날에 나가서 콧바람 쐬고 호떡하나 사 드시는 걸 좋아하고, 요양원에서는 요만큼만 드시던 분도 나가서는 먹기 힘들어도 한 공기 다 드시는걸 보고는 ‘자주 나와야 겠구나.’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에는 한분을 제외하고 모두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노인들이었다. 때문에 배 원장은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리프트 승합차가 지금 가장 간절하다”고 했다. 또 “간혹 공공기관에 비치된 휠체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바퀴가 엉망이어서 휠체어를 미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다.”며 “공공기관의 휠체어를 때마다 점검해 비치용이 아니라 실제로 쓰임이 있도록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홍주네 증평노인복지센터’에는 저온창고가 없다. 배 원장은 요양원과 같은 모든 복지시설에는 저장창고가 필수라며 최근에도 귤 세 박스, 두부 한 박스 등 많은 음식을 받았는데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어서 썩어 나갈 때가 가장 속상하다고 했다.


어머니와 출퇴근 하며 효를 다 하기 위해 노인복지센터를 인수하게 되었다는 배 원장은 “내 어머니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모든 어르신들을 대하면 누가 와서 보더라도 당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보호자들과 군청관계자들은 이곳을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다. 면회 수속 절차도 없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짓은 배 원장의 가치관이 아니다. 배 원장은 “부모에게 효를 다하고 그 자식이 그것을 보고 배울 수 있으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가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증평군에서 있다. ‘홍주네 노인복지센터’가 전국 곳곳에 세워져 많은 자식들이 효를 다하고 사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홍주네증평노인복지센터  

후원계좌번호( 농협 351-0988-030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