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정신, 원주의 얼, 사단법인 운곡학회는 고려 말의 혼탁한 정치상을 개탄하여 원주 치악산 인근으로 들어가 은거했다는 태종 이방원의 스승 운곡 원천석 선생을 기리는 차원에서 출범했다. 운곡 원천석 선생은 지금으로 치면 높은 벼슬을 하지는 않으셨지만, 국가에 대한 무분별한 충보다는 절과 의를 더욱 중시하신 여말선초 시기의 옛 선현이셨다.
태종 이방원의 스승으로 높은 벼슬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 왕조인 고려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그것을 몸소 거부하신 의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운곡학회의 이문희 대표이사는 “요즘같이 자기 출세를 위해 못할 것이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시대에 스스로 펼친 뜻을 관철하시고 굳게 지키신 운곡 선생의 청고(淸高)정신이 참으로 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보탰다.
사단법인 운곡학회는 이러한 운곡 원천석 선생의 높은 절개를 원주 정신이자 나아가 강원도의 얼로 승화하자는 뜻에서, 원주시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태동했다. 현재 회원은 100여 명 남짓으로, 회원 중에는 운곡 선생의 후손인 원주 원씨 종손도 많지만, 일반인도 많다고 학회 사무국장을 맡은 김사무국장은 말을 보탰다. 이와 관련, 사단법인 운곡학회의 이문희 대표이사는 “가능하면 회원을 더 늘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안타깝게도 아직 운곡학회와 운곡 선생에 대해 모르는 원주시민이 많기에 앞으로 학회 차원에서 전국적인 대회를 더욱 많이 개최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진행하려고 합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스스로 세운 뜻을 지키는 운곡 선생의 청고(淸高)정신. 사단법인 운곡학회에서는 올 상반기에 개관 예정인 원주얼교육관을 통해서 이러한 운곡 선생의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 원주시민을 대상으로 여러 인문 교양 클래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단법인 운곡학회 이문희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운곡 원천석 선생을 기리는 운곡제 제례가 4월 23일에 열렸습니다. 올해가 14회째를 맞이하는 지역의 큰 행사입니다. 14년 정도 되었는데, 제례 봉행은 원주향교에서 맡아 주셨습니다.”라고 소개하며, 특별히 이번 제례 봉행 절차에는 문무제례악에서 진행하는 장엄한 제례무인 사일무(四佾舞)가 처음 포함되게 되었다는 귀한 이야기도 전했다. 아울러 휘호 대회를 개최, 각각 한글과 한문 부문에서 운곡 선생의 절의 정신을 기리는 내용을 전격 공모한다는 소식도 부연했다.
이문희 대표이사는 본래 강원도 도의원까지 지낸 지역의 유력 명사 중의 한 사람이다. 사단법인 운곡학회의 대표이사직은 3년 임기로 한 번 정도 연임할 수 있다고 김사무국장이 따로 설명했다. 또한, 운영을 위한 재정과 관련, 여러 행사에 원주시와 강원도에서 각각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이 대표이사는 보탰다.
특히 학회의 운영 면에서 운곡 원천석 선생의 후손 모임인 운곡대종회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다며, 운곡학회의 이문희 대표이사와 김사무국장이 함께 감사를 표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이사는 “원주 원씨 가문이 이곳 강원도 원주 지역에 상당히 많고 지역의 명사도 많이 배출한 지역의 명문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운곡 선생께서는 바로 이러한 원주 원씨 가문의 중시조 격 되시는 인물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실제로 그의 말처럼 원창묵 현 원주시장부터 원주농협장까지 모두 원주 원씨 명사라는 후문이다.
한편, 강원도 원주 지역과 치악산 일대에 관해서, 사단법인 운곡 학회의 이문희 대표이사는 “이곳에 태종 이방원과 운곡 원천석 선생에 관한 설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보태며, 실제로 정사에 정안대군 이방원이 조선의 3대 왕 태종에 등극한 뒤, 스승인 운곡 선생을 모시기 위해 수도 없이 강원도 원주 치악산을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김사무국장은 이와 관련, “그 설화의 무대가 치악산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귀한 지역사적 자료지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러한 운곡 선생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사단법인 운곡학회에서는 현재 어린 학생들을 위한 학습교재도 제작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시티 버스 투어가 들르는 문화 해설 코스에 이곳 치악산 일대에 위치한 운곡 선생의 묘역과 원주얼교육관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도 보태며, 학회 역시 원주시와 강원도 차원의 노력에 보태어 운곡 선생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이곳 치악산 일대는 강원도 원주 지역의 명승 석경사가 위치해 있다. 이에 관해 사단법인 운곡학회 김사무국장은, “석경사는 본래 모운제라고 해서 운곡 선생의 묘역을 지키는 사당 역할을 하던 곳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불교와 도교에 심취했던 운곡 선생의 이야기를 잘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불교와 유교, 도교는 각각 너무 다르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사무국장은 “옛날 주자와 같은 어른께서도 젊을 적에는 불교에 푹 빠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보태며, “불교와 유교, 도교가 절대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요컨대 불교와 유교, 도교가 서로 갈라진 까닭은 폐단이 있을 때 서로 이를 견제하자는 의도인 것이지, 일정 경지에 다다르면 모두 하나와 같다는 것이 김 사무국장이 말하는 요지였다. “옛날 공자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동귀수도(同歸殊塗)라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도를 구하는 길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최종 귀결은 하나로 돌아간다는 그의 이야기에 절로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한편, 이문희 대표이사를 대신해 본지와 주된 이야기를 나눴던 사단법인 운곡학회의 김사무국장은, 스승인 학회 전 대표이사님의 제안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며, 사는 곳도 원주 인근이고, 치악산도 매번 지나다니던 길목인 데다 집안 내력도 운곡 선생과 태종의 이야기와 절대 무관하지 않아서 늘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 덕택에 학회 일은 이번에 처음 맡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이 대표이사님을 도와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