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을 통한 판로... 유통 마진 줄여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만족’

‘축협을 통한 판로... 유통 마진 줄여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만족’

관리…


전국한우협회 원주시 지부 치악산 한우 김영록 회장


- 1++등급 출현 율 34%,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

- 2021년까지 제 3차 치악산한우브랜드 육성 기대.

- 축산농가 안정 위해 정부 정책 일관성 있어야 


 원주의 치악산 한우가 고급육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강원도 원주 축협을 통해 거세된 치악산 한우는 총 1천239두. 이 가운데 1++등급이 18.2%, 1+등급이 37.5%, 1등급이 32.8%로 1등급 이상 출현이 88.5%에 이르렀다. 올해는 1++등급이 34%로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기록한데 대해 전국한우협회 원주시 지부 김영록 회장은 사료 프로그램과 생산 형질의 개선을 그 이유로 꼽았다. 


 2009년에 브랜드화 한 치악산 한우는 매년 매출이 증대하여 최근 생산 여건이 안정화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와 축협이 총 16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제 1, 2차 치악산 한우 브랜드 육성사업이 축산 농가의 여건을 안정화 시켰고 규모화에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치악산 한우가 브랜드화 되기 전인 2007년만 해도 원주 지역 내 한우 시장 매출은 4억 7천여 만 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 말 기준 83억 6천여 만 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이 가운데 치악산 한우의 매출이 70억 8천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생산된 치악산 한우는 35만 인구가 살고 있는 강원도 원주 내에서 전량 소비된다. 인근의 횡성과 평창 한우가 전국구로 나가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때문에 치악산 한우를 아는 이들은 대부분 원주 시민들이다. 외지인들이 치악산 한우를 맛보기 위해서는 축협 본원 하나로 마트에서 한우를 사 같은 건물 3층에 있는 식당으로 가져가야 한다. 인근 지역에서는 원주 축협에 들러 구입해 가기도 한다. 치악산 한우가 이렇게 원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다른 한우보다 값이 10~30% 저렴할 뿐 아니라 그 맛도 보장 받기 때문이다. 


 김영록 회장은 “축협 직거래로 중간 유통 마진이 빠지기 때문에 농가는 수익을 보장받고 소비자는 좀 더 싸게 소고기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와 축협 그리고 농협이 하나 되어 치악산 한우의 질적 쇄신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맛 좋은 한우가 생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주 농협은 질 좋은 사료를 위해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치악산 한우는 (사)소비자시민모임으로부터 7년 연속 ‘우수 축산물’ 인증을 받았다. (사)소비자시민모임은 축산 전문가와 소비자로 구성된 평가단을 통해 치악산 한우를 우수 축산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축협은 오는 2021년까지 제 3차 치악산 한우브랜드 육성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등급 출현 율을 높이기 위해 혈통 등록 율을 현 86.6%에서 10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악산 한우 축제도 해마다 연다. 지난 5월 3일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연휴 기간 내내 원주 축협 본점 주차장에서 ‘치악산한우·한돈 숯불구이 축제’를 개최했다. 가격 할인과 함께 숯불구이 터를 운영하며 치악산 한우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날 한우 등심 100g을 기준으로 1등급은 6천300원, 1+등급은 7천200원, 1++등급은 8천원으로 부산물 포함해 10~50%의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김영록 회장은 “지난 4월에는 축협 직원들이 새벽시장에 나가 치악산 한우를 홍보했다.”며 “농가를 위해 고생하는 축협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원주시에서는 구제역, 브루셀라, 결핵 같은 질병에 대해 예방접종도 철저하게 시행하는 등 행정적으로도 참 잘 하고 있다.”며 “농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시와 축협, 농협 그리고 농가가 함께 결속하여 이루어낸 ‘치악산 한우’의 미래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이대로라면 사회 교과서에 ‘한우’ 하면 ‘치악산’이 될 날도 꿈꿔 볼 만 하다. 


소고기 먹고 콜레스테롤 증가는 지나친 발상... 

환영받지 못하는 등급체계 교정

 최근 정부는 마블이 많은 고기가 콜레스테롤을 일으킨다고 하여 소 등급 체계 교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영록 회장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는 5년 주기로 등급 체계를 고쳐 왔다.”며 “제발 축산 농가 안정을 위해 한번 시행이 되면 최장 10년 이상은 실행해 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토로했다. 

 우리나라는 1999년부터 한우에 대해 등급을 매기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A1, B1, C1이었다. A는 지방이 적고 C는 지방이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다 다시 바뀐 게 좋은 형질에 1+를 붙이는 것이었고, 또 다시 바뀐 것이 마블링이 좋은 소에 1++를 붙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또다시 수정안이 발의되고 있다. 이유인 즉 마블링이 좋으면 오히려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현행 1++등급이 최하 등급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영록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양 사람들처럼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소고기를 마음껏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소고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증가하여 국민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지나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 한 마리를 키우는데 최하 30개월이 소요되고, 최고의 품질을 개발하고 개량하기 위해 노력해 온 시간들을 모두 헛것으로 만드는 공론”이라며 “농가들은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우농가들은 6~8개월의 송아지를 구매를 해 최하 22개월을 키워 상품으로 출하 하게 된다. 송아지 한 마리를 키워 출하할 때 까지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한다. 5마리를 키우다 1마리만 잘 못 되어도 투자대비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료 값도 인상되어 소 한 마리당 한 달 평균 수익은 3만원, 단순한 액수로 따져도 100마리를 키워야 한달 순 수익이 300만원이 된다. 농가는 두수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정된 부지에 마냥 두수를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출금리 낮추면 농가에 힘이 될 것

 김영록 회장은 “축산 농가를 위해 대출 금리를 좀 낮춰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축산 농가들이 송아지를 구매할 때 들어가는 초기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가들이 빛에 의존하고 있는데, 축협의 조합원인 만큼 싼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면 축산 농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우 농가들은 지역민 뿐 아니라 타지에서도 ‘치악산한우 먹으러 원주로 가자’고 할 정도로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에도 이바지 할 수 있는 최고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